아킬레우스가 회의를 소집하다
1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의 부하인 줄 알고 있을 텐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트로이아에 모인 희랍군 영웅들은 저마다 독립된 왕국의 수장들로서 특별히 아가멤논의 명을 따를 필요가 없다. 특히나 희랍군 가운데 가장 뛰어난 전사인 아킬레우스는 더욱 그러하다. (61쪽)
2
그는 악의를 품고 먼저 칼카스를 향하여 이렇게 말했다.
"재앙의 예언자여, 그대는 내게 좋은 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소."
보통 이 구절은 희랍군이 원정을 떠날 때 있었던 일을 암시하는 걸로 해석되고 있다. 다시 신화 지식이 필요한 대목이다. (...) 예언자들에게 물었더니, 아르테미스 여신이 노했기 때문이고 아가멤논의 딸을 제물로 바쳐야지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었다. (...) 아가멤논의 분노와 암시적 비난 덕에 우리는 트로이아 전쟁의 전사를 알게 된다. 그러니 이것도 시인이 핵심적 사건의 앞뒤를 채워 가는 장치 중 하나인 셈이다. (62~3쪽)
아킬레우스가 어머니에게 호소하다
3
아가멤논이 전혀 양보하지 않고 계속 모욕을 가한 데 대해, 아킬레우스는 바닷가로 나가 자기 어머니에게 탄원한다. 우리는 여기서 이 작품의 첫 장면과 유사한 장면을 보게 되는데, 처음 아폴론의 사제가 바닷가를 혼자 거닐던 모습이다(따라서 두 장면은 1권 내부의 되돌이 구성을 이룬다). (...) 호메로스의 서사시들은 작은 주제를 반복하며 점차 키워 나가는 기법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 여기 나온 '여인을 빼앗김'도 그런 반복 주제 중 하나다. 트로이아 전쟁 자체가 아내를 잃은 메넬라오스에게서 시작되고, <일리아스>의 사건들이 크위세이스 반환 문제에서 시작되듯, 아킬레우스의 분노 사건도 브리세이스라는 여인을 빼앗긴 데서 출발한다. (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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